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크고, 여기저기 많은 조언이 널려있지만, 기초를 확실히 다질 수 있는 이야기는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이번 글(재테크 시작, 나의 위치와 상태 파악하기 1 - 자산부채상태표 작성하기)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재테크의 기초를 다지는데 중요한 현금흐름표 작성하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상태를 파악하는 현금흐름표 작성하기
지난 글에서 알아본 자산부채상태표가 나의 현재 상태를 드러내 준다면, 현금흐름표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 정보를 통해 나의 재무 상태가 얼마나 건강한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다시 한번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해가는 여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할 때, GPS가 잘 작동하여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잘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우리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어느 정도 속도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우리가 경로를 잘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언제쯤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지금의 현금흐름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내가 어떤 방향을 향해 있는지(자산이 늘어나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는지)와 목적지(재무 목표)를 향해 충분히 빠른 속력으로 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마침, 현금흐름의 상태는 두 가지 방향(자산이 늘어나거나 줄어듦)만 있고, 속력도 자산이 늘어나는 정도로 쉽게 측정할 수 있어 파악하는 과정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럼 우선 현금흐름표의 예시를 살펴보고, 구성 요소와 활용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금흐름표는 일정 기간 안에 들어온 현금과 나간 현금을 나란히 기입하여 작성합니다. 수입이 지출보다 많을 경우 남은 금액은 저축 및 투자 항목에 반영되고, 지출이 수입보다 많을 경우 저축 해지, 대출 등의 형태로 기타 유입으로 들어와 잔액이 맞춰집니다. 총유입과 총유출을 정확하게 맞추지 않은 채 잔액을 저축(총유입이 많은 경우) 혹은 대출(총유출이 많은 경우)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차액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도 함께 기입하여 좌우 항목을 정확하게 맞추면 나중에 보더라도 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1) 현금흐름표의 구성 요소
- 작성 기간
- 항목별 유입과 유출
현금흐름표는 크게 대상이 되는 작성 기간과 항목별로 정리한 유입과 유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성 기간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자산부채상태표와 달리 현금흐름표는 특정 기간을 기준으로 작성합니다. 작성 기간은 짧게는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작성하고, 길게는 분기 단위에서 년 단위로 작성하게 됩니다. 기업의 경우 분기 단위와 년 단위로 작성하지만, 개인의 경우 월 단위나 년 단위로 작성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정확하게만 작성한다면, 월 단위로 작성을 하다가 분기나 년 단위로 보고 싶을 때 해당 기간만큼의 월 단위 현금흐름표를 합쳐서 살펴보면 됩니다.
항목별 유입과 유출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목적은 어떤 목적의 지출이 발생하고, 어떤 이유의 수입이 발생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수입과 지출의 성격에 맞게 항목을 분리하여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회성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돈인지, 대출이나 대출금 상환 혹은 투자와 같이 추가적인 현금의 흐름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항목을 분리하면 현금흐름표를 활용할 때 도움이 됩니다.
현금흐름표를 작성할 때 가장 곤란을 겪는 부분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유출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지출이 발생한 시점과 항목은 카드 내역을 통해 구분이 가능하지만, 실제 현금이 나가는 시점은 카드 대금을 정산할 때이고, 항목도 카드 대금 납부로 항목 구분 없이 퉁쳐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카드 대금 정산에 따른 현금 유출보다는 지출이 발생한 시점과 항목을 분류하여 정리하는 것이 현금흐름표 작성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식비로 30만 원을 썼다면, 식비로 30만 원을 쓰고, 카드 대금 납부에 대해서는 현금흐름표에 작성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 현금흐름표 기간의 마지막 월(예시에서는 12월)의 카드 대금이 아직 납부되지 않았다면, 해당 부분은 자산부채상태표의 단기부채 항목에 기입해두면 됩니다.
이와 같이 지출이 발생한 시점과 실제 현금이 나가는 시점이 다른 경우에 대해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몇 번 작성을 반복하며 유입과 유출의 금액을 맞춰 보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런 기록 방법을 기업 재무에서는 발생주의 회계라고 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발생주의 회계 및 복식부기 작성법 등을 확인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도 추후에 관련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현금흐름표의 활용
이제 작성한 현금흐름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금 흐름 현황 파악
현금흐름표의 기본적인 목적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를 둘러싼 현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즉, 현금흐름표만 작성해도 특정 기간 동안 얼마의 수익이 발생했고, 어떤 상황에서 수익이 발생했는지와 어떤 형태의 지출이 있었고, 금액은 얼마가 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무 흐름이 얼마나 건강한 지도 쉽게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금 차입 등으로 인한 유입이 적고, 저축 및 투자 등으로의 유출이 많다면 재무 흐름이 상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저축 및 투자는 거의 없고 대출 등으로 인한 차입으로 유출을 메우고 있다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개월 혹은 몇 년에 걸쳐 꾸준히 현금흐름표를 작성한다면, 각 항목별 금액의 평균치를 살펴볼 수도 있고, 금액이 들쭉날쭉한 항목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몇 개월 혹은 몇 년에 걸쳐 수익원이 다변화한다면 이는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있고, 지출 항목의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추가적인 항목이 발생한다면 이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현금 흐름 예상
현금흐름표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나면, 해당 현금흐름표를 바탕으로 무리하지 않고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일회성 수익과 비용을 제하고 남은 항목과 금액을 바탕으로 다음 달 혹은 내년의 현금 흐름을 작성해보면, 보다 현실적인 재무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만약, 별도의 재무 목표가 있다면, 현재의 현금 흐름으로부터 도출한 미래의 예상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언제쯤 해당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가늠해볼 수 있고, 중간중간 예상과 비슷하게 가고 있는지, 목표나 경로를 수정할 필요는 없는지 점검하는 잣대로도 삼을 수 있습니다.
자산부채상태표와 함께 활용하여 개선점 도출
현금흐름표는 자산부채상태표와 함께 활용했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합니다. 물론, 한 번 작성해본 현금흐름표만으로도 나의 현금 흐름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고, 주기적으로 작성한 현금흐름표가 있다면 더욱 많은 것을 찾아낼 수도 있지만, 현재 시점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자산부채상태표와 과거에서 지금까지의 흐름을 볼 수 있는 현금흐름표는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합니다.
예를 들면, 위의 예시에서처럼 새로운 대출을 받는 행위는 당장은 현금 유입이 되지만, 자산부채상태표에서 부채 항목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다음에 작성될 현금흐름표에서는 이자 지출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비슷하게, 이번 현금흐름표에서 저축이나 투자로 기록된 부분은 자산부채상태표에서 자산이 되어, 다음 현금흐름표에서는 이자 수익을 더하게 되겠죠.(더 다양한 상황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즉, 현금흐름표와 자산부채상태표의 각 항목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이를 나란히 놓고 분석하고, 미래의 예상 재무제표(현금흐름표와 자산부채상태표 등 재무 상태를 나타내는 표들을 함께 부르는 말입니다)를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지난 글에 이어 오늘까지 재테크를 시작할 때 꼭 작성해보아야 하는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재테크라는 것이 결국 나의 현금흐름표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자산부채상태표를 내가 만들고자 하는 형태로 가꾸어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알아본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는 재테크의 시작지점이자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 나는 지금 당장 어떤 것을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한 힌트도 각자의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속에 들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글로 재테크를 학습하고 실천하기 위해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를 어떻게 활용해봐야 할지에 대해 감이 생긴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을 텐데, 다음 글에서는 예시를 통해 두 재무제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읽으신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학습이 되었겠지만, 가능하면 다음 글을 읽기 전에 각자 자신의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를 작성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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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시작, 나의 위치와 상태 파악하기 1 - 자산부채상태표 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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