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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습관

꾸준함을 만드는 두 가지 작은 팁 - 기대 수준 낮추기와 단기적 보상 강화

by 한발자국앞으로 2022. 10. 6.

꾸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다양한 계기를 통해 새로운 행동을 시도해보곤 합니다. 새해가 밝으면 금연을 결심하기도 하고, 여름휴가를 위해 몸을 만들기도 합니다. 때로는 실패나 이별이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 순간 강하게 치솟는 변화에 대한 의지를 발판 삼아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빠르면 삼일(그래서 작심삼일), 오래 잡아도 보름을 넘기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두 달쯤 해서 제법 습관이 된 것 같은 일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죠.

 

BJ 포그의 <습관의 디테일>에서는 우리의 습관을 오르막 습관과 내리막 습관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언덕을 오르는 것 같은 오르막 습관은 매번 신경 쓰고, 에너지를 쏟지 않으면 좀처럼 체화되지 않는 반면, 내리막 습관은 그저 두기만 해도 습관이 되어버리는 것들을 말하는 것이죠. 우리가 만들고 싶은 좋은 습관은 대체로 오르막 습관인 반면, 떼어내고 싶은 행동은 대체로 내리막 습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다가 오후 3~4시만 되면 당이 당겨 습관적으로 초콜릿 과자를 먹는 행위나, 조금 생각이 막히면 담배를 피우러 가게 되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꾸준함이 어렵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오르막 습관을 꾸준히 하기는 어렵고, 내리막 습관을 꾸준히 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매번 도전하는 좋은 습관, 나를 변화시켜주는 행동들이 오르막 습관이라 좀처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르막 습관과 내리막 습관을 살펴보면 또 다른 특징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오르막 습관은 장기적인 효용을 극대화하는데 치중하고 있고, 내리막 습관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데 치중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갖고 싶은 좋은 습관은 최소 6개월~1년, 길게는 수십 년 뒤에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장기적 보상을 기대하는 행위들입니다. 반면, 야식을 먹고, 유튜브를 보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 즉시 도파민을 분비해 만족을 주는 행위입니다.

 

꾸준함을 위한 두 가지 작은 팁

오르막 습관의 특징을 내리막 습관과 구분 지어 살펴보면, 새로운 오르막 습관을 만들기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작은 시도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대 수준 낮추기

먼저 우리가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행동이 오르막 습관이라면, 이를 쉽게 하기 위해 오르막 길을 오르는 데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들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오르막 길이라도 조금만 가도 된다면, 그만큼 하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입니다.

 

기대 수준 낮추기는 아주 쉽지만, 자주 간과되는 방법입니다. 좋은 몸매를 위해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대체로 집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매일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동시에 식단을 조절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의 열정과 의지로는 분명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는 것은 제법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근육통조차 무엇인가 열심히 했다는 징표인 것 같아서 썩 나쁘지 않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주말을 맞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한 주를 열심히 살았다는 뿌듯함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주말을 조금 더 여유롭게 보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에 조여진 나사를 푸는 행위라는 것은 다음 주, 그리고 그다음 주가 되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지 않고, 하루에 세 번 푸시업을 하는 정도로 기대 수준을 낮출 수 있습니다. 푸시업 한 번이 힘들 정도로 근력이 약한 분이라면, 의자에 앉을 때와 일어날 때, 옆으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한 번 하고, 의자에 앉거나 일어서는 것을 목표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고, 하루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을 운동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쉬운 행위입니다. 사실 거의 운동이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 수준을 목표로 설정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습관에 대해 많은 책을 읽고, 습관을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행동으로부터 시작해서 복리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사람들조차도 이 정도 목표를 갖고 시작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습관 책에서 언급하는 정도는 딱 이만큼입니다. 어떤 상황, 어떤 순간에도 도저히 안 하기 위한 핑계를 댈 수 없을 정도를 하는 것, 그것이 정말 기대 수준을 낮춘 목표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BJ 포그는 그의 책 <습관의 디테일>에서 이런 사소한 행위에도 자신을 마음껏 칭찬하라고 합니다. 고작 앉았다 일어나기를 한 번 했지만, 그것을 '고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늘도 나는 운동을 했어! 나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야! 대단해!'라고 말이죠. 물론 미국인이라 표현이 조금 더 격정적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칭찬하는 기준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재설정하는데 분명 유의미한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엔 '사소함'에 신경이 쓰이겠지만, 꾸준함이 반복되면, '사소함'은 사라지고, '꾸준함'만 남는 것이죠.

 

장기적 목표를 위한 단기적 보상 강화하기

두 번째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경사를 낮춰보는 것입니다. 오르막 습관이지만, 한 번 한 번은 마치 내리막 습관을 하는 것 같이 만들어보는 것이죠. 장기적인 목표 중간중간에 단기적 보상을 집어넣는 것인데, 잘 설계했을 때, 꽤 큰 효용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 보상을 집어넣는 것은 가급적이면 하고자 하는 행위와 연결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보상을 한다고,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면,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연결을 하는데, 이 연결 고리가 약하면, 보상으로 인한 효용이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묶는 방법이 효용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드라마는 유산소 운동 중에만 본다거나, 금연하는 동안에 담배 생각이 나면 초콜릿을 먹는 것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만 좋아하는 카페에 간다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도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엮는 것이 좀처럼 잘 되지 않는다면, 해야 하는 일을 일종의 게임처럼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함께 운동할 친구들을 모아 꾸준히 하는 것을 바탕으로 경쟁을 한다거나, 외부에 인증하는 방식을 통해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지속해가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 보상을 강화하여 꾸준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위해 보다 쉽게 움직이는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맛있는 것을 먹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데서 기쁨을 느낍니다. 이렇게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고, 이를 자신이 꾸준히 해야 하는 활동과 이음으로써 오르막 습관을 조금은 평평한 혹은 내리막 습관으로 바꿔볼 수 있습니다.

 

꾸준함을 위해서는 의지에 기대지 말자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절대 기대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열정 혹은 의지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정신적인 측면은 언제나 사이클이 있습니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편차도 크고, 아침에는 상태가 좋았는데, 오후가 되면 무기력해질 수도 있을 만큼 변화의 속도도 빠릅니다. 이런 의지에 기대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나무판자 하나에 의지해 변덕스러운 바다를 건너려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좋습니다. 다만, 자신을 과신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거나, 기대의 정도를 높이는 것은 스스로 꾸준하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소한 일들이 몸에 익고, 그런 행위에 거의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할 때는 부디 기대를 최대한 낮추고, 충분한 즉각적인 보상을 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우선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절대 의지에 기대어 이번에도 작심삼일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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