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힘
말은 힘이 셉니다. 무심코 뱉은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을 경험해봤다면, 그 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경우, 자신이 뱉은 말이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한번 뱉은 말은 프레임을 형성하고, 여러 번 반복한 말은 생각과 행동을 고착화시킵니다.
흔한 착각
언어를 단지 의사소통의 도구로 여기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 언어의 힘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향은 한두 명의 믿음이 아니라, 오랜 격언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
오히려, 말이 생각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음에도 보통은 생각이 먼저라고들 합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그것이 언어와 행위로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생각을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언어로 구체화되지 않은 생각은 모호해서 추구하거나 바랄 수 없습니다. 어떤 느낌을 받거나,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는 정도로는 생각을 충분히 구체화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어디선가 들은 말 한마디, 직접 뱉은 단어 한 조각은 생각을 쉽게 구체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직접 뱉은 말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큽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든, 그냥 남의 이야기를 따라 옮긴 것이든, 자신의 입으로 뱉는 순간, 그 말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릅니다. 생각을 구체화하면, 그것은 곧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창(프레임)이 됩니다.
불현듯 자신이 어떤 특정한 생각을 하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간 스스로 뱉은 말, 혹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언어 속에서 그 생각의 씨앗이 될만한 요소가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이 먼저 있고, 언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날아 들어온 언어가 생각을 꽃피우기 때문입니다.
겸손이 미덕이다?
물론 겸손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것이 태도가 아니라 언어로 나타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존중하는 언어가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언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면, 이는 나와 타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제가 많이 부족해서' 따위의 말을 달고 산다면, 언어의 힘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의를 가진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듣고, 상대를 무시하거나 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사한 표현을 듣는다면,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이 어딘가 부족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됩니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사람과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묻는 사람 중 어떤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되고, 기대를 하게 되는지 생각해보면, 언어의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말하는 것이 현실이 된다
말하는 것은 현실이 됩니다. 스스로를 규정하는 말, 세상에 대해 뱉는 말, 어떤 말이라도 언어로 구체화되는 순간, 스스로 그 말에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는지와 무관하게 그 말은 '자신'의 현실이 됩니다. 미신이나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 말로 뱉어지는 순간 그 개념은 다시 한번 우리 뇌에 각인되고, 이성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우리의 뇌는 그렇게 뱉어진 말이 사실이라고 인지합니다. 그런 인지가 쌓이면 말이 형성한 프레임에 갇히게 됩니다.
특히, 자신을 규정하는 말은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게으르다거나,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하는 순간, 말의 의도와 상관없이 말이 규정하는 장벽에 갇히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말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지 깨달아본 분들은 말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습니다.
뱉는 모든 말을 일일이 가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 혹은 타인을 규정하는 말이거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이라면, 말을 뱉을 때 한 번, 뱉고 나서 또 한 번 말의 영향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가급적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언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말하는 것은 현실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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