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찾는 파이어족

파이어족 뜻

흔히 파이어족이라고 일컫는 파이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F.I.R.E 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일찍 은퇴하는 삶을 말합니다.

극단적으로 저축하고, 투자를 함으로써 충분한 자산과 현금 흐름을 만들어 일반적인 은퇴 시기인 60대보다 훨씬 일찍(30대 또는 40대 중반 이전)에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이어 개념은 1992년에 처음 출간된 비키 로빈과 조 도밍후에즈의 베스트셀러 책인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국내에는 2018년 개정판이 번역되어 2019년에 출간되어있습니다)에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모든 지출을 시급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경제적 자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경제적 자유는 낯선 용어입니다. 그래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얼마가 있어야 하나요?’입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경제적 자유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질문입니다. 왜 그런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경제적 자유는 현금 흐름을 통해 이루어진다

돈이 없는 사람도 ‘자산’이라는 개념은 익숙합니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며 월급을 받는 사람도 ‘현금 흐름’이라는 개념은 좀처럼 익숙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산을 모은다라고 생각하면, 저축을 하거나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는 방법을 쉽게 떠올리지만, 현금 흐름을 만든다고 하면, 어떤 시도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연스레 돈이 많아지면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 아니냐고 되묻게 됩니다.

하지만, 엄연히 자산과 현금 흐름은 다른 개념입니다. 누구는 자산이 3억만 있어도 매년 5천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10억이 있어도 그 돈을 쓸 줄만 알지, 현금 흐름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0억이 있더라도 현금 흐름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 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로또 당첨자가 나중에 보니 파산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경제적 자유는 철저하게 현금 흐름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꾸준히 한 달, 일 년 생활비만큼의 현금 흐름이 만들어져 있다면, 금액과 상관없이 협소한 의미의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협소한 의미라고 굳이 덧붙인 이유는, 실제 살아가다 보면, 예상외의 지출이 발생할 수도 있고, 갑자기 큰돈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런 특수한 상황도 모두 고려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금 흐름을 기준으로만 보아도 사람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금액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누구는 1억 원으로 월 100만 원을 만들 수 있고, 누구는 1억 원으로 월 10만 원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경제적 자유에 필요한 금액은 개인의 생활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자산이 아니라 현금 흐름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또 한 가지 측면이 보입니다. 바로 개인별로 필요한 현금 흐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금액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것과 달리 실제 필요한 금액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정과 아닌 가정, 자가에서 사는 사람과 월세나 전세에 사는 사람 등 삶의 환경은 모두 다릅니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서도 물가가 달라서 발생하는 월 지출 금액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금액은 정말 사람 by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집이 꼭 자가가 아니더라도,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통해 월세를 지속적으로 충당할 수 있고, 월세가 얼마가 오르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꼭 자가에서 살지 않더라도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제적 자유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 등이 모두 낯설고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은 확실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경제적 자유를 염두에 두고 가정의 경제 상황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은퇴 시기가 되었든 언제가 되었든, 우리는 모두(사실은 대부분) 경제적 자유를 이뤄야 하니까요. 죽을 때까지의 돈만 모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막상 돈이 다 떨어졌는데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 그 뒤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지출 관리

경제적 자유를 위해 가장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지출 관리입니다. 지출에 맞춰 월급을 늘리기도 어려운데, 자산을 쌓아가며 투자 수익금 등을 통해 규모가 큰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월 지출 금액이 100만 원인 사람과 200만 원인 사람이 같은 투자 수익률을 가지고 있다면, 필요한 자산은 두 배가 차이나고 이것은 최소 수 억 원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경제적 자유를 준비함에 있어서 어떻게 지금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만들지 혹은 그에 준하는 큰돈을 모을지를 생각하기 전에 자신의 지출이 합리적인 선인지 살펴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결론

코로나를 거치면서 자산 격차가 늘어나고, 누군가는 자산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기도 하면서, 근로 소득에 대한 아쉬움도 커지고 너도나도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를 하면서 돈을 아끼거나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코인 투자 등에 기웃거리면서 자산을 불려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파이어족이라고 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시대이고,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야기나 상상 속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제적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의미에 걸맞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 조금 더 깊이 고민하고, 실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